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크랭크베이트를 워킹 낚시에서 꺼내지 않았습니다. 밑걸림이 두려워서요. 그런데 어느 날 다른 루어로는 반응이 없던 포인트에서 크랭크베이트를 던진 순간, 바로 입질이 왔습니다. 그때부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워킹 낚시에서 크랭크베이트가 어렵다는 건 사실이지만, 요령을 알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밑걸림이 두렵다면, 크랭크베이트를 잘못 쓰고 있는 겁니다
워킹 낚시에서 크랭크베이트를 쓰지 않는 가장 흔한 이유가 뭘까요? 열에 아홉은 "밑걸림이 너무 많아서"라고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드베이트를 처음 운용하던 시절, 밑걸림으로 루어를 몇 개나 날려먹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경험이 쌓이고 나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밑걸림은 피하는 게 아니라 다루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크랭크베이트의 핵심 특성은 자체 부력(buoyancy)입니다. 여기서 부력이란, 크랭크베이트가 릴링을 멈추는 순간 스스로 수면 방향으로 떠오르려는 성질을 말합니다. 바닥에 살짝 닿았다 싶을 때 릴링을 잠깐 멈춰주면, 루어가 떠오르면서 장애물을 자연스럽게 빠져나옵니다. 무작정 계속 감으니까 걸리는 겁니다.
보트 낚시에서 크랭크베이트가 많이 쓰이는 건, 루어의 잠입 각도(diving angle)와 수심을 맞추기 쉽기 때문입니다. 잠입 각도란 루어가 물속으로 파고드는 방향과 각도를 의미하는데, 워킹 낚시에서는 안쪽으로 끌어오는 과정에서 이 각도가 틀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수심 1m 지역에서는 최대 잠입 수심이 1m 내외인 크랭크베이트를 선택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수심보다 깊이 들어가는 루어를 쓰면 걸림이 몇 배로 늘어납니다.
- 바닥에 닿는 느낌이 오면 릴링을 잠깐 멈춰 루어가 부력으로 떠오르게 한다
- 포인트 수심에 맞는 잠입 수심의 크랭크베이트를 선택한다
- 라인은 모노필라멘트(monofilament) 14~16파운드를 사용해 걸림 시 회수 확률을 높인다
- 준설되어 수심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포인트가 워킹 크랭킹에 가장 적합하다
모노필라멘트란 단일 소재로 뽑은 나일론 계열 낚싯줄을 말합니다. 신축성이 있어 바닥에 걸렸을 때 충격을 흡수해 주고, 루어 회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16파운드 정도면 워킹 낚시의 각종 장애물 상황에서도 루어를 꽤 건져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라인 굵기가 밑걸림 해결에 이렇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는 처음엔 몰랐거든요.
왜 하필 가을에, 왜 하필 크랭크베이트인가요?
가을이 되면 워킹 낚시에서도 하드베이트 사용 빈도가 높아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먹이를 찾아 활발하게 움직이는 가을 배스에게는 "매치 더 베이트(match the bait)"가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매치 더 베이트란 그 시기에 배스가 주로 먹는 먹이와 크기, 색상, 움직임이 비슷한 루어를 쓰는 전략입니다. 가을철 베이트피시인 빙어나 피라미와 유사한 미노우, 스피너베이트가 잘 먹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시기에 크랭크베이트가 미노우나 스피너베이트보다 더 좋을 때가 있습니다. 크랭크베이트는 특유의 워블링(wobbling) 액션을 냅니다. 워블링이란 루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며 진행하는 움직임으로, 마치 베이트피시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병든 물고기처럼 보입니다. 배스는 이런 불규칙하고 약해 보이는 움직임에 본능적으로 빠른 공격을 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크랭크베이트는 단일 루어로 1m에서 3m 수심층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들 크랭크는 2~3m를, 쉘로우 크랭크(shallow crank)는 표층에서 약 2m 이내를 공략합니다. 쉘로우 크랭크란 빌(bill, 입 앞에 달린 플라스틱 판)이 작아 수면 가까이에서 운용되도록 설계된 크랭크베이트를 말합니다. 한 가지 루어로 이 범위를 커버할 수 있다는 건, 넓은 포인트를 빠르게 탐색해야 하는 워킹 낚시에서 엄청난 장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크랭크베이트는 밑걸림이 많아 워킹 낚시에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가을 시즌 리액션 바이트(reaction bite) 유도에서만큼은 크랭크베이트를 따라올 루어가 없었습니다. 리액션 바이트란 배스가 먹이로 인식해서가 아니라, 루어의 자극적인 움직임이나 접근에 반사적으로 공격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다른 루어에 반응하지 않던 배스도 크랭크베이트의 갑작스러운 바닥 충돌과 방향 전환에는 입질을 보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서도 배스의 포식 행동이 계절별로 뚜렷하게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가을철 활성도가 높을수록 리액션성 공격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써야 제대로 쓰는 겁니다 — 액션법과 장비 세팅
크랭크베이트 액션법을 물어보면 다들 기대합니다. 뭔가 복잡한 기술이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제가 직접 써보며 내린 결론은, 가장 강력한 액션은 "그냥 던지고 천천히 감는 것"입니다. 릴링 과정에서 루어가 바닥 돌이나 장애물에 부딪히고 튀어 오르는 것, 그 자체가 최고의 액션입니다. 낚시 경력이 쌓여갈수록 밑걸림이 있을 것만 같은 수중 지형을 오히려 찾아 헤매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다만 너무 규칙적으로 감으면 배스가 루어를 학습해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릴링 중 몸을 살짝 돌려 루어 이동 방향과 속도에 변화를 주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또 하나, "라이저 크랭킹(riser cranking)"이라는 기법이 있습니다. 나무나 돌 같은 핀포인트(pin point, 루어를 정밀하게 投入할 특정 지점)를 공략할 때, 목표 지점에 루어가 도달하는 순간 릴링을 멈춰 루어가 수면 방향으로 떠오르는 모습을 연출하는 기술입니다. 끌어오는 방식에 반응하지 않는 배스를 공략할 때 유용한 고차원 기법으로, 워킹 낚시에서도 제한적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장비 세팅도 중요합니다. 크랭킹 전용 로드는 레귤러 테이퍼에 카본과 글라스(glass fiber)를 혼합한 소재를 씁니다. 글라스 소재가 포함된 이유는 탄성이 좋아 배스가 물었을 때 루어를 뱉어내기 전에 훅이 파고들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입니다. 미들 크랭크용으로는 기어비 5점대의 저기어비 릴을, 쉘로우 크랭크용으로는 6점대 릴을 사용합니다. 저기어비 릴은 한 번 감을 때 줄이 적게 감겨 루어가 느리게 이동하므로, 바닥을 천천히 타고 넘는 크랭킹에 유리합니다. 출처: Bassmaster에서도 크랭킹 전용 로드와 저기어비 릴 조합이 바이트 감지와 훅셋(hookset) 성공률을 높인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수심보다 얕게 들어가는 크랭크베이트밖에 없다면 "무릎 릴링" 기법을 쓸 수 있습니다. 캐스팅 후 무릎을 꿇고 로드 끝을 수면 아래로 집어넣은 채 릴링하면, 루어가 일반적인 방법보다 더 빨리, 더 깊이 내려갑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효과가 있었습니다. 물론 둑 위에서 무릎을 꿇으면 좀 민망하긴 하지만요.
- 기본 액션: 일정 속도로 감으며 바닥 장애물과의 충돌을 유도한다
- 응용 액션: 몸을 틀어 릴링 속도와 방향에 불규칙한 변화를 준다
- 라이저 크랭킹: 핀포인트 도달 시 릴링을 멈춰 루어 부상을 연출한다
- 무릎 릴링: 로드를 수면 아래에 넣어 루어 잠입 수심을 강제로 깊게 만든다
- 중층 공략: 고기가 떠 있다고 판단되면 바닥을 고집하지 않고 1~1.5m 수심만 유지하며 릴링한다
한 가지 더. 웜 낚시처럼 입질이 오는 순간 강하게 채면 배스가 빠져버립니다. 트레블 훅(treble hook, 세 갈래로 갈라진 바늘)이 달린 크랭크베이트는 그냥 대를 끌어주듯 쭉 당기기만 해도 훅이 박힙니다. 처음에 이게 안 되어서 몇 마리를 날렸는지 모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워킹 낚시에서 크랭크베이트 밑걸림을 줄이는 방법이 있나요?
A. 포인트 수심과 크랭크베이트의 최대 잠입 수심을 맞추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바닥에 닿는 느낌이 오는 순간 릴링을 잠깐 멈추면 크랭크베이트가 자체 부력으로 떠오르며 장애물을 빠져나옵니다. 라인을 14~16파운드 모노필라멘트로 세팅하면 걸렸을 때 회수 확률도 높아집니다.
Q. 크랭크베이트는 어떤 계절에 가장 잘 먹히나요?
A. 가을이 크랭크베이트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이트피시를 활발하게 쫓아다니는 가을 배스에게는 워블링 액션이 강한 크랭크베이트가 리액션 바이트를 끌어내는 데 탁월합니다. 물론 봄·여름에도 수심과 포인트를 맞추면 충분히 효과적입니다.
Q. 쉘로우 크랭크와 미들 크랭크 중 워킹 낚시 초보에게 뭐가 더 적합한가요?
A. 수심이 얕은 하천 위주의 워킹 낚시라면 쉘로우 크랭크부터 시작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잠입 수심이 얕아 밑걸림 부담이 적고, 70ML급 미디움 라이트 로드 하나로 다양한 하드베이트와 함께 운용할 수 있어 장비 구성 부담도 적습니다.
Q. 크랭크베이트 입질이 왔을 때 챔질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웜 낚시처럼 강하게 채면 안 됩니다. 트레블 훅이 달려 있어 배스가 물면 이미 어느 정도 걸리기 때문에, 로드를 끌어당기듯 서서히 당겨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강한 챔질은 오히려 루어가 빠져나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크랭크베이트는 뚱뚱하고 둔해 보이는 생김새와 달리, 알고 보면 워킹 낚시에서도 충분히 강력한 루어입니다. 밑걸림이 두렵다면 수심 매칭과 부력 활용부터 연습하면 됩니다. 다른 루어에 반응하지 않는 배스, 남들이 다 훑고 간 포인트, 물이 탁해 시인성이 낮은 상황.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크랭크베이트를 꺼내 보시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한두 개 잃을 각오를 하고 시작하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경험이 쌓이면 오히려 밑걸림이 날 것 같은 자리를 일부러 찾게 될 겁니다. 그게 크랭크베이트의 묘미이니까요.